존 리스터의 `비건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면서, 솔직히 말해서 처음엔 좀 지루했어요. 철학적인 내용들이 많아서 제가 평소에 접하는 가볍고 빠른 정보들과는 많이 달랐거든요. 하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비건이라는 개념이 단순한 식단의 문제가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되었죠. 저는 원래 채식주의자는 아니지만, 환경 문제나 동물 복지에 관심이 많아서 이 책에 끌렸거든요. 그런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오하고 복잡한 문제였다는 거죠. 특히, 책에서 다루는 윤리적인 측면은 제게 꽤나 충격적이었어요. 단순히 고기를 먹지 않는 것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는 거였죠.
저는 예전에 친구와 함께 짧은 기간 동안 비건 식단을 실천해 본 적이 있어요. 처음에는 신선하고 재밌었지만, 생각보다 힘들더라구요. 식당에서 메뉴를 고르는 것부터 시작해서, 재료를 구입하고 요리하는 것까지, 모든 과정이 신경 쓰였죠. 특히 외식을 할 때는 메뉴 선택의 폭이 좁아서 답답함을 느꼈어요. 이런 경험은 책에서 읽었던 내용들과 연결되었어요. 비건 라이프스타일은 단순히 먹는 것 이상의 문제를 가지고 있더라는 것을 말이죠.
이 책은 비건 생활방식의 어려움을 단순히 개인의 노력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고 이야기해요. 사회 시스템 자체가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죠. 예를 들어, 대부분의 식품 가공 시스템은 동물성 제품을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비건 식품의 접근성이 낮은 경우가 많다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비건 식품의 가격이 일반 식품보다 비싼 경우가 많다는 점도 큰 걸림돌이에요. 이런 문제들은 개인의 의지로만 해결될 수 없고, 사회적, 제도적 변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대목이 인상 깊었어요.
책에서 특히 인상 깊었던 부분은 비건이라는 개념이 단순히 식단의 문제를 넘어서 환경 문제, 동물 복지, 심지어는 사회 정의의 문제와도 깊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이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환경 문제에 관심이 많은데, 이 책은 비건 식단이 지구온난화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구체적인 데이터와 함께 제시하고 있어요. 특히, 육류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엄청난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설명은 제게 충격적이었어요. 제가 평소에 무심코 먹던 고기 한 조각이 지구 환경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새삼 깨달았죠.
또한, 책은 비건이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가 얼마나 동물의 고통을 외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어요. 저는 동물 복지에 대한 관심은 있었지만, 실제로 동물 사육 과정의 잔혹함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어요. 하지만 책을 통해 공장식 축산의 현실을 생생하게 접하면서 그동안 제가 얼마나 무지했는지 깨달았어요. 책에서 제시된 사진과 자료들은 제게 큰 충격을 주었고, 앞으로 제가 소비하는 모든 제품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생각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어요.
하지만 이 책이 모든 답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에요.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 비건이 아닌 사람들과의 갈등 등, 여러 가지 복잡한 문제들에 대해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사실 그런 명쾌한 해결책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문제일 수도 있죠.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지, 어떤 점을 고민해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고 생각해요.
결론적으로, 존 리스터의 `비건이란 무엇인가`는 단순한 비건 레시피 책이 아니에요. 비건이라는 개념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 우리가 소비하는 방식, 그리고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는 책이죠. 단순히 비건이 되는 것의 실질적인 어려움과 그 이면에 있는 복잡한 사회적, 윤리적 문제들을 폭넓게 다루고 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에요. 저는 이 책을 통해 단순히 채식을 하는 것을 넘어서 더욱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제 자신의 태도와 삶의 방식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얻었어요. 저처럼 평소 비건에 대해 고민이 있던 분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드려요! 👍